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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규 대학내일] 긴장과 불안 때문에 사소한 일에도 쩔쩔매요   2016-11-17 16:05:59     - written by 관리자
TO. 다함님  

대학4학년에 재학중입니다.

저에게는 누구에게도 말 못하는 깊은 고민이 있습니다. 대학내일 애독자인데 문득 상담받아야 겠다 싶어서 이렇게 메일 드립니다.

   저는 학창시절 학교생활 부적응과 괴롭힘으로 그때부터 많이 망가졌습니다. 내가 생각해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성격이 정반대로 바뀌었습니다.

일단 표정이 아주 안좋아져서 표정관리를 못하게 되었구요 쉽게 긴장하는 증상이 생겨서 정말 사소한 일(수업시 발표, 돌아가면서 책읽기등,,)에도 쩔쩔매는 바보가 되었습니다. 자연히 대인관계에 많은 어려움과 두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많은 시간이 흘렀고 변함없이 저 나름대로 개선되겠지라는 확신을 가지고 표정관리에 노력하고 신경쓰고 있지만 증상에 큰 호전이 보이지 않습니다.

어쩌면 좋을까요? 이 상태로는 사회생활도 원만치 못할 것이고 실패한 인생을 살것같아 두렵기만 합니다.  도와주세요 제 인생이 걸린 문제입니다.

                                                                                                           FROM. ‘아무개’

TO. 아무개님

   아무개님. 누구에게도 말 못하는 고민이라 하시니 이런 편지를 쓰는 것도 용기를 내신 것이겠지요. 그 마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도움을 구하고는 싶은데, 이야기하기는 수치스러운 마음. 어렵게 한 걸음 내딛으셨으니 후퇴하지 마시고 다음 한 걸음도 힘차게 내딛으시기 바랍니다.

   아무개님의 화두로는 ‘도망갈 곳은 없다’가 어떨까요. 왠지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혼자서 고민도 많이 하시고, 노력도 많이 하셨을 텐데 아직도 그 고민을 털어놓으실 수 없다면 깊은 수치감을 느끼시는 것이겠지요. 어떤 사실 때문에 수치감을 느끼시는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수치감은 스스로 수용할 때에만 사라진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감정은 그 감정을 충분히 느끼면 평정을 찾습니다. 분노는 베개라도 때리고 나면 정신이 나는 것 같고, 슬픔은 울고 나면 마음이 진정됩니다.

   그러나 수치감은 어떻게 발산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수용이란 것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는 건지 쉽지는 않지요. 아마 자신에 대해서 화도 냈다가, 자신에 대해서 연민 때문에 울기도 했다가, 이까짓 것 사라지라고 소리쳐 외치면 사라질까요. 그렇게 하면 사라질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다가 생각이 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 여기서부터 시작하자. 이것이 현실이고 여기에 내가 있다.’

  ‘도망갈 곳은 없습니다.’ 여러 사람 앞에서 쉽게 긴장하고 표정관리가 되지 않는 것이 도망갈 곳이 없다는 증거입니다. 동물로 치면 무언가 위협을 받고 어찌해야 할 바를 몰라서 죽은 척하는 것이지요. 감당할 수 없는 자극이라고 판단하면 뇌는 교감신경계와 부교감신경계가 동시에 작동을 합니다. 그러면 근육이 긴장되고 호흡도 최소한만 하게 되지요. 이러한 생리적인 작용은 동물에게는 생존가능성을 높여주는 행동이기 때문에 대뇌피질에서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변연계라는 아주 원시적인 부분에서 담당합니다.

즉, 아무리 ‘감당할 수 있다’도 생각해도 소용없다는 말입니다. 대뇌피질에 정보가 닿기 전에 먼저 변연계에서 정보를 처리하기 때문입니다.

이유야 어떻든 몸은 이미 이 반응을 학습해버렸습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습관입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사람들 앞에서 긴장하는 것, 책을 읽을 때 목소리가 떨리는 것, 이런 것들은 약해 보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보일 뿐입니다. ‘그래 여기서부터 시작하자’

  먼저 굳이 별칭을 이용하는 것에 대해서 생각해 보지요. 별칭을 들으면 그 사람의 향기가 느껴집니다. 이 별칭은 자기 스스로 자신을 드러내는 처음이기 때문에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단어 하나이긴 하지만 어떤 때는 이런 상징들이 생각나기도 하고 어떤 때는 저런 의미들이 붙기도 합니다.

단어는 고정되어 있지만 자기를 나타내는 별칭 하나를 통해 자신에 대해서 다채롭게 생각해 볼 기회를 갖습니다.

이런 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을 하나의 이미지로 드러내고 그 다양한 의미를 생각해 보는 것. 신기하게도 변화의 시기가 오면 그 별칭도 바꾸고 싶어집니다. ‘아무개’라는 별칭은 어떤 향기가 나나요? 자신을 극도로 드러내지 않으려는 인상을 받습니다.

어떤 것이든 좋으니 별칭을 하나 만들어 보시지요. 김춘수님이 ‘꽃’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누군가가 자신을 불러주어야 의미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나 스스로도 무언가 불러주어야 의미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아무개님은 절대로 그냥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아닙니다.

   표정관리나 쉽게 긴장한다는 증상만 말씀을 하셨는데, 이런 것도 크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증상만 놓고 본다면 대인관계 불안에 관련된 책자를 보시면 그 극복 방법이 자세하게 설명되어있습니다. 아마 이 칼럼의 자료만 보시더라도 이와 관련된 내용이 있을 겁니다. 대학생들에게는 꽤 많은 고민에 속하는 것이니까요. 자신의 증상과 관련된 정보도 상당히 중요하긴 합니다.

   그러나 이 칼럼에서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의 이야기를 남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것입니다. 즉 다함이라는 사람에게 아무개라는 사람이 자신이 겪고 있는 경험에 대해 이야기하고 인간적으로 이해받고 스스로도 자신을 이해하는 것이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개인적인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릴 때 아무개님은 어떠했는데, 어떤 괴롭힘을 받았고, 그 후로 어떤 생각과 마음으로 생활했으며 지금은 어떻게 생활하는지. 이러한 이야기를 적어 나가시는 것만으로 효과가 있습니다.

어떤 곳에서는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살아온 과정을 몇 번이고 적게만 하면서 마음공부를 시키는 곳도 있습니다. 이 사연을 정성스럽게 쓰면 쓸수록 그만큼 효과가 있습니다.

   일전에 레인님이란 분이 계셨는데, 감사의 편지를 보내셨더군요. 그 분은 저에게 메일을 보내시고 난 후에 이미 깨달음을 얻으신 것 같았습니다. 저의 상담 메일은 그 깨달음을 확인시켜주는 기분 좋은 역할을 한 것 뿐이구요. 아마 레인 님은 그 메일에 정성을 쏟았음에 틀림없습니다. (흠... 레인님 감사편지 주셔서 저도 감사합니다).

   지면 상담이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제가 믿고 있는 구석은 스스로 드러내면 효과가 난다는 점이고, 또 저와 관계를 맺으면서 용기를 얻을 것이라는 점이지요.

   아무개님이 바라는 정보는 찾아보시면 모두 있으실 겁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실제로 아무개님이 편안하게 사람을 대할 수 있을 거라고 믿어주는 사람입니다. 아무개님이 스스로 수치스럽다고 생각하는 것을 말해도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아무개님의 노력에 박수치고 격려해 주는 사람입니다.

이런 것들은 지식이 아니라 경험해야 하는 것들입니다. 용기를 내서 직접 상담자를 찾아가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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